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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프롤로그

단간론파 Dan 프롤로그 - 2

단간론파 Dan
<프롤로그>
수많은 가면들의 가면무도회


 
이나즈마씨의 말을 따라 쭉 우측으로 가보니 세탁실처럼 보이는 공간이 있었다.
누군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끼익-'


소름끼치는 끼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예상한 대로 세탁실이었다.
짙은 하늘색 벽지와 화장실에 있을 법한 바닥 타일들까지, 매우 익숙한 모습이었다.
처음 온 곳인데 처음 온 것 같지 않은 느낌 말이다.


그리고 세탁실 안에 사람이 있었다.
연한 보랏빛 색깔의 머리에 붉은색 제복, 검은색 군악대 모자를 쓰고 있는 여성이 말이다.
눈의 색깔은 구절초와 같은 연보라색이 반짝였다.
 

???:음? 충성!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그 여성이 우리를 보고 먼저 말을 걸어온다.
말투를 보아하니 군인 같아 보인다.
여성치고 키가 매우 크다.
적어도 170은 넘어 보인다.
 

나즈마 마이리: 안녕하세요. 그 저희는... 아코 군, 얘기 안 할 거야?

코 료타: ···


아코 씨는 또다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시며 연보랏빛 머리의 여성을 내려다봤다.
 

???: 하하... 저 분은 말이 별로 없는 편 같지 말입니다.
 
 
그 여성은 당황스럽다는 듯 어색하게 웃었다.
 

지타 메오: 죄송합니다. 대신 저희가 소개하겠습니다.
 

아코 씨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나즈마 씨가 대신 아코 씨를 소개했다.
이나즈마 씨와 나는 그 여성과 통성명을 시작했다.


지타 메오: 전 하지타 메오라고 하고...

???:  목소리가 작습니다 좀 더 크게!!

 
그 여성의 목소리가 세탁실 안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다.
깜짝 놀랐지만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다.


가미네 우타로: 아 죄송합니다. 평소의 버릇이 나와 버렸습니다. 제 이름은 '카가미네 우타로 (鏡音 歌郎)', 초고교급 군악대장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초고교급 군악대장
카가미네 우타로 (
鏡音 歌郎)

생일: 1월 15일.
키: 173cm. 몸무게: 63kg. 가슴둘레: 91cm.

 

예상에 맞게 군인 신분인 것은 맞았다.
군악대장이라니 생각보다 익숙지 않은 재능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소리친 저런 행동이 이해가 간다.


지타 메오: 아뇨 괜찮습니다. 목소리가 작은 제 탓이죠.

가미네 우타로: 아직도 목소리가 작지 말입니다.
 

카가미네 씨가 다시 나의 목소리를 지적했다.
그냥 목소리만 아까와는 다르게 차분 할 뿐이었다.


가미네 우타로: 아 죄송합니다. 버릇이라는게 참 무섭군요...


그렇게 말하며 카가미네 씨는 본인이 쓰고 있는 군악대 모자를 다시 쓰시며 말하신다.
머쓱하다는 의미로 하신 행동일 것이다.


나즈마 마이리: 혹시... 그 XX보병사단 소령님 맞으시죠? TV에 나와서 인터뷰도 하셨잖아요!


이나즈마 씨가 카가미네 씨를 아시는 것 같다.


가미네 우타로: 오호라, 그 인터뷰를 기억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영광이지 말입니다.

나즈마 마이리: 그럼요! 제가 얼마나 감명 깊게 봤는데요!
 
지타 메오: (잠깐... 근데 소령이라고? 그렇다면 우리랑 동년배는 아니라는 뜻 아닌가?)
 
 
난 속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카가미네 씨에게 그런 것을 함부로 물어보는 것은 실례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코 료타: 소령이라면 도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는 거지..? 적어도 30대 아닌가?
 

아까 전만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던 아코 씨가 처음으로 카가미네 씨에게 의문을 표하셨다.


가미네 우타로: 전 21살인데 무슨 말을...


카가미네 씨는 그 말에 약간 황당해 하시며 이야기 하신다.


지타 메오: 잠.. 잠깐만요, 21살이요? 저희랑 3살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요?


21살에 소령이라니 사실상 최연소 소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런 나이에 소령이라는 직급을 달다니 보통의 노력으로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가미네 우타로: 역시 놀라실 줄은 알았습니다만, 제가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입학신청을 한 다음, 몇 년 뒤 군대를 가 버리는 바람에 입학이 늦은 케이스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카가미네 씨는 주머니에서 초청장을 꺼내 본인의 초청장을 들어 우리에게 보여준다.
날짜를 보니 정확히 우리보다 3년 더 된 초청장이었다.


나즈마 마이리: 그래도 같은 동급생인 거죠?

가미네 우타로: 그렇습니다. 저 같은 게 이런 곳에 오는 것은 사치라 생각했는데 아시는 분이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편한 말투로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지타 메오: 아 네 뭐 상관없습니다.

가미네 우타로: 오케이...


그렇게 말하며 카가미네 씨는 크게 숨을 들이쉬셨다.


가미네 우타로: 그럼 고맙네, 평소에 단원들 제외하고선 반말을 쓸 기회가 없어서 말이네.


카가미네 씨는 본래 편하게 이야기한다는 말투로 얘기하시기 시작했다.
어찌 이게 더 불편해 보이는데 말이다.

 
나즈마 마이리: 아니에요, 저흰 괜찮아요. 근데 그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뭔지 물어봐도 될까요?
 
가미네 우타로: 궁금하다면 알려주도록 하겠네, 본인이 몇 달 전에 행군 할 때 있었던 일이네...
 
 
카가미네 씨가 말동무가 생겨 기쁘시다는 듯이 톤이 높아지신 채로 말하셨다.
결국 이나즈마 씨가 말의 주도권을 가져가 버렸다.
그리고 나와 아코 씨랑은 다르게 카가미네 씨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신다.
우리보다 연장자인 사람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이나즈마 씨와 카가미네 씨의 이야기가 끝날 때 까지 아코 씨와 함께 세탁실 안에서 기다렸다.
나는 세탁실의 벽면에, 아코 씨는 세탁기에 기댄 채로 말이다.
 

지타 메오: ···

아코 료타: ···


아코 씨와 나의 사이에선 어색한 기류만이 감돌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투명벽으로 막혀 있는 느낌이었다.
그에 반해 이나즈마 씨와 카가미네 씨는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기다리면서 가볍게 눈을 움직여 세탁실을 훑어보았다.
똑같이 CCTV와 스피커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세탁실의 모습이었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이는 브랜드 세제나 섬유유연제 같은 것들 말이다.
옷 같은 것은 본인들이 직접 세탁 하는 것 같다.
손빨래가 아니니 다행일 따름이다.


나즈마 마이리: 그런 일들이 있으셨군요. 굉장히 잘 들었어요!

가미네 우타로: 지루했을 수도 있는데 잘 들어줘서 고맙네. 또 옛날 얘기 듣고 싶으면 언제든 말 걸어주길 바라겠네.

나즈마 마이리: 네 감사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나즈마 씨와 카가미네 씨와의 대화가 마무리 되었다.
대화에는 집중하지 않아 어떤 주제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겠다.


지타 메오: 그럼 이제 가볼까요?

나즈마 마이리: 어 그래! 감사했습니다 또 올게요!


그렇게 우리 셋이 세탁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뒤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가미네 우타로: 단원들의 나날에 행복이 깃들길 바라겠네.


카가미네 씨가 우리에게 덕담을 해주셨다.


지타 메오: 감사합니다.

나즈마 마이리: 카가미네 씨도요!

아코 료타: ···


나와 이나즈마 씨는 감사의 표시를 하였고, 아코 씨는 똑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셨다.


우리는 세탁실을 빠져나와 또다시 조사를 하기로 하였다.
카가미네 씨는 말하는 것에서 우리를 편하게 대하려는 느낌이 났다.


나즈마 마이리: 카가미네 씨 좋은 분인 거 같아!

지타 메오: 지금만 봐선 그렇네요.

나즈마 마이리: 지금만 봐선이 아니고 착하신 분이 맞다니깐!


이나즈마 씨가 나의 말에 반박하신다.
나도 그 말에 대답하려고 한 그 순간.


아코 료타: ···
 

아코 씨가 우리를 앞질러 먼저 우측으로 가시기 시작했다.


나즈마 마이리: 어레? 아코 군! 혼자 가지 말리니깐!

지타 메오: 여러분 같이가요!


나는 급하게 이나즈미 씨와 아코 씨를 따라갔다.
그렇게 계속해서 우측으로 향했는데 그곳에 무언가가 있었다.
정면과 좌측으로 향하는 2개의 통로가 쇠창살로 막혀있는 것이었다.


 지타 메오: 쇠창살? 저희가 못 가게 막아두는 걸까요?
 
나즈마 마이리: 글쎄? 잘 모르겠지만 막은 거면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근데 철창이 왜 부서져 있지?

 
이나즈마 씨가 말했듯이 철창의 막대 부분이 심히 휘어져 몇 개는 부러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한 쪽만 그런 것도 아닌 2개의 통로가 전부 그렇게 되어 있었다.

 
나즈마 마이리: 누가 억지로 부순 걸까? 아니 근데 초인이나 기계가 아니고서야 이건 불가능한데...
 
지타 메오: 뒷공간에 뭐가 있나 한 번 봐볼게요.


난 철창 앞으로 다가가 철창 사이로 뒤의 공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철창 뒤쪽 벽에 많은 문들이 있었다.

 
지타 메오: 문..같은 것들이 있긴한데 어떤 방으로 통하는 문인지는 알 방도가 없네요. 


이나즈마 씨도 철창 앞으로 다가와 그 철창을 흔들기 시작하셨다.


'덜컹덜컹!'


철창은 소리만 낼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철창을 부순 덕에 막대 사이의 공간들은 어느 정도 벌어져 있었지만, 들어갈만한 넓이로 보이지는 않았다.
누군가 고의로 부쉈다고 하더라도 이상하다.
그럼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들이 보고선 누군가에게 얘기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만 하면 머리 아프니 그만두기로 했다.

 
지타 메오: 굳이 무리해서 들어가지는 맙시다. 다른 곳으로 가보죠.

나즈마 마이리: 그래 억지로 들어가려 했다가 끼이기라도 했다간 큰일이니깐.
 
지타 메오: 그러면...

 
나는 다른 곳으로 갈 공간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타 메오: 아, 저기로 가보죠.
 

 나는 손가락으로 유일하게 막혀있지 않은 다른 통로를 가리켰다.

 
나즈마 마이리: 좋아! 그럼 가보자, 밑져야 본전이지!

 
그렇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통로로 가보았다.
좀 더 가보니 또다른 방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까지 봐왔던 방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나즈마 마이리: 여긴 약간 창고 같은 느낌인 건가?

아코 료타: 비켜봐...

 
이나즈마 씨가 말하던 사이 아코 씨는 우리들을 밀치고선 벌컥 문을 열고 창고 같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지타 메오: 잠시만요 아코 씨!

 
나도 아코 씨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도 사람이 있었다.
흰색 양갈래 땋은 머리에 검은색 눈과 제복을 단정히 입고 있는 여성이었다.
옷에 가슴팍에는 금색 명찰이 붙어져 있다.
명찰에 쓰여있는 글자를 자세히 읽고 싶었지만 뒤에 '하로'라는 글자만 읽혔다.
그때 그 여성이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아코 씨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아코 료타: '우즈마키 하로 (うずまき ハロ)'...

 
그 여성의 매우 놀란 듯 눈이 똥그래 지면서 말했다.

 
즈마키 하로: 제 이름을 어떻게..?

아코 료타: 명찰에 쓰여있던데...

 
나도 파악 못한 그 짧은 순간에 나보다 먼저 이름을 정확히 파악하다니 역시 아코 씨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나즈마 마이리: 하로? 아 이름 들어본 적 있어!
호텔리어! '초고교급 호텔리어' 맞지!?

 
이나즈마 씨는 하로라는 여성 또한 알고 있는 듯 했다.
하긴 나도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다.
예전에 사건을 조사하러 갔을 때 그때 그 초호화 호텔에서의 호텔리어 이름 중에 있었던 것 같다.

 
즈마키 하로: 절 알고 계시다니 영광이네요. 아니지, 아는 게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꽤나 있는 편인 것 같다.

 
즈마키 하로: 어쨌든 타이밍을 놓쳤으니 다시 소개할게요. 저는 초고교급 호텔리어 '우즈마키 하로 (うずまき ハロ)'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초고교급 호텔리어
우즈마키 하로 (うずまき ハロ)

생일: 11월 9일.
키: 160cm. 몸무게: 47kg. 가슴둘레: 80cm.

 

하로 씨는 본인의 가슴팍에 손을 올리며 자신감 있게 말하셨다.
일하면서 자기자신을 많이 소개해 봤을테니 잘 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지타 메오: 잘 부탁드립니다.

즈마키 하로: 여러분과 좋은 관계가 됐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하로 씨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 보이신다.
비즈니스적인 작위적이거나 꾸며진 미소가 아닌 진심의 미소이다.


나즈마 마이리: 근데 생각 했던 것보다는 어리구나?


이나즈마 씨가 의외라는 말투로 얘기하셨다.


즈마키 하로: 그런 얘기 자주 들어요. 이런 애가 무슨 호텔리어 일을 한다고 하면서 무시당하기도 했죠.

나즈마 마이리: 나..나는 그런 의도로 얘기 한 건 아니었어!


이나즈마 씨가 손을 휙휙 저으며 극구부인 하셨다.
얼굴에 매우 당황하신 기색이 묻어 나오셨다.


즈마키 하로: 그런 말은 수백 번 들어봤으니깐 괜찮아요. 그렇게 말해도 그 사람들마저 결국 저를 높게 평가하니깐요.


그렇게 말하며 하로 씨는 또 다시 가벼운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지타 메오: 호텔리어 라고 한다면... 여러일을 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약간 뭔가 취조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하로 씨라면 잘 대답해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즈마키 하로: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모든 일 다요. 객실·조리·식음료 담당, 투숙객에게 관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안내하는 컨시어지 등을 하고 있어요.


하로 씨는 본인의 손가락으로 갯수를 세는 포즈를 취하며 말하셨다.


지타 메오: 그걸 혼자 다 하신다고요?

즈마키 하로: 다 한다고 하기 보단 제가 원해서 하는 거랄까요? 오히려 다른 분들이 제발 우리 할 일 좀 남겨달라고 할 정도니깐요.


이 정도는 되어야 초고교급 칭호를 달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에 하로 씨를 존경하게 된다.


나즈마 마이리: 와... 정말 대단한데, 근데 그 컨시어지가 뭐야..?


이나즈마 씨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셨다.


즈마키 하로: 원래는 프랑스어로 중세시대 때 성을 지키며 관리하는 촛불관리자를 뜻하는 단어였지만, 지금은 고객을 맞이하며 객실서비스 일을 총괄 하는 사람을 뜻해요.

나즈마 마이리: 총괄까지 할 정도라니 대단하네!

즈마키 하로: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 하로, 잘 지켜봐 주세요.


그렇게 하로 씨와 어느정도 얘기가 마무리 되어 가는 분위기가 되어갔다.


'끼익-'


그 때 뒤에서 창고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아코 료타: ···


아코 씨가 또 다시 혼자 밖으로 나가려고 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아코 군! 또 혼자..! 우리 가볼게 잘 있어, 하로 쨩

지타 메오: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즈마키 하로: 넵.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렇게 말하며 하로 씨는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며 우리에게 예의를 표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창고를 빠져나왔다.


나즈마 마이리: 아코 군 진짜 혼자 이렇게 행동할거야?

아코 료타: ···


아코 씨는 어떤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나즈마 마이리: 말을 말자 그래, 근데 우리 이제 어디가?

 
이나즈마 씨가 의문을 표하는 듯한 질문을 던지셨다.
우리가 향한 우측에는 더 이상 조사 할 것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타 메오: 그럼 이제 좌측으로 가봐죠.

나즈마 마이리: 오케이 그럼 가자!


그렇게 우리는 맨 처음 왔던 좌측으로 쭉 걸어갔다.
좌측으로 걸어가자 아까 방문했던 세탁실 근처에 식당이라고 적힌 팻말을 보았다.
 

나즈마 마이리: 여기에도 사람이 있으려나?


그렇게 이나즈마 씨가 그 문을 열고 우리는 식당 안에 들어갔다.


???: ♫ ♪~


그때 어디선가 어떤 한 남성의 작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성은 우리가 들어온 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듯 했다.
스플래쉬 느낌의 스트리트 패션의 복장에, 밝은 회색 통바지를 입고 있고 검은색 모자를 거꾸로 쓴 마젠타색의 짧은 머리를 한 남성이 말이다.
 

나즈마 마이리: 저 사람 지금 노래 부르는 건가?
 
???: 후... 흡..!


멀리서 그를 지켜보고 있으니 갑자기 그가 바닥에 손을 짚고 비보잉을 하기 시작했다.


나즈마 마이리: 엥? 어 갑자기?

지타 메오이나즈마 씨 잠시 조용, 듣겠어요.

 
그 남성은 보는 사람이 감탄 할 정도로 휘황찬란하게 비보잉을 하기 시작했다.

 
지타 메오: 엄청난 실력이네요...
 
나즈마 마이리: 그러게, 근데 어디선가 본 거 같은데...


그 실력에 감탄하여 우린 그 남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넋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 하...씨 이거를 녹화해서 올렸어야 했는데 왜 핸드폰이 없는거야!


그렇게 그 남성은 짜증을 냄과 동시에 본인의 모자를 벗으며 본인의 머리를 만졌다.


???: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그 남성은 계속해서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투덜거렸다.
아직까지 우리가 식당에 들어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계속 보고 있을 수는 없어서 우리는 결국 가까이 다가갔다.


지타 메오: 저기...

???: 으악 깜짝이야!! 너희 누구야!

 
그 남성은 우릴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소리를 질러 우리가 더 놀랐는데 말이다.
그 남성은 다시 모자를 뒤집어 쓰곤 뒤로 물러나며 식당의 벽면에 등을 붙히곤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지타 메오: 저흰 당신과 같은 키보가미네 신입생들입니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 뭐? 너희가?


그 남성은 아직 경계테세를 풀지 않았다.
 

???: 너희 설마 내가 짜증 내는 것까지 봤냐..?


그 남성은 본인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는 말투로 얘기했다.


나즈마 마이리: 다 보긴 했는데...

???: 아악!! 쪽팔려 씨!


그렇게 소리 지르며 그 남성은 또다시 모자를 벗고선 본인의 머리를 마구잡이로 헝클어 뜨렸다.


나즈마 마이리: 뭐.. 뭐야! 갑자기 왜 그래!


이나즈마 씨가 그 남성을 걱정하는 말투로 얘기하신다.


???: 하... 지금 거랑 아까 건 못 본 걸로 해주라...


그 남성은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것을 멈추고 우리에게 부탁했다.
한순간의 분노가 금방 가라앉은 것 같다.


지타 메오: 해드릴 수 있긴 한데 대체 왜...

???: 야! 쪽팔리잖아! 내가 짜증 내는 걸 일면식도 없는 너희에게...


그 남성을 그렇게 말을 하다가 말문이 막힌 듯 말을 멈췄다.


???: 아니다. 내가 왜 너희한테 화를 내냐, 내 잘못이지...


그 남성은 자책을 하기 시작했다.
이성을 어느정도 되찾는 것 같다.


아코 료타: 긴장은 좀 풀렸나..?


그때 아코 씨가 검지손가락으로 그 남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 긴장? 어, 좀 풀린 것 같은데.

나즈마 마이리: 오 그럼 오히려 잘된거네!

지타 메오: 그럼 자기소개를 요청해도 괜찮을까요?


내 말에 남성은 약간 긴장을 풀고선 편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 상관없긴한데 너희가 먼저 해 줄 수 있어?

나즈마 마이리: 좋아 알았어! 빨리 해줄게.


그 남성의 부탁에
우리가 먼저 통성명을 하였다.
그 이후 그 남성은 말을 이어간다.

 
카하시 아리이치: 그렇구만. 그렇다면 나도 소개를 해야겠지. 내 이름은 '타카하시 아리이치 (高橋 有市)' 초고교급 스트릿댄서야. 아깐 소리 질러서 미안했다. 좀 많이 쪽팔려가지고...

초고교급 스트릿댄서
타카하시 아리이치 (高橋 有市)

생일: 12월 17일.
키: 171cm. 몸무게: 64kg. 가슴둘레: 87cm

 
 
의외로 생각이 없는 인물은 아니었다.
 

지타 메오: 아뇨 괜찮습니다. 아무튼 스트릿댄서라고 하셨죠? 초고교급 스트릿댄서라고 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실 텐데 맞죠?

카하시 아리이치: 그렇게 유명하진 않아. 춤을 모르는 사람들도 내 이름 정도는 알게 만들 때까진 아직 부족해.

 
그렇게 말하며 아리이치 씨는 본인의 손을 보고선 주먹을 쥐셨다.


나즈마 마이리: 잠깐 하지타 군, 그... DM라고 몰라?
 
지타 메오: 네? Direct Message 말씀하시는 건가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이나즈마 씨는 골치가 아프시다는 듯 손을 머리에 짚이셨다.


나즈마 마이리: 아이고 두야... DM는 Dancing Machine의 줄임말이고 아리이치 군의 활동명이야. 아리이치 군은 어린 나이에 댄스배틀대회에서 다른 우승후보들 그리고 이전 우승자들을 제치고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 우승을 차지해 현재까지 그 왕좌를 지키고 있는 엄청난 사람이라고!
 
 
이나즈마 씨가 속사포처럼 말하기 시작하셨다.
 
 
지타 메오: (아... 그런 것까지 알아야 되는 건가...)

아코 료타: tmi 참 많다...
 
나즈마 마이리: 아니 tmi라니! 중요한 거라고!
 
지타 메오: (아코 씨 완전 나이스샷)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 아코 씨가 날 내려다보며 작게 한숨을 쉬셨다.


카하시 아리이치: 이렇게까지 나를 치켜세워 주다니 뭔가 낯부끄럽네, 어쨌든 동급생이니 잘 지내보자.


그렇게 말하며 아리이치 씨는 엄지척을 해보이신다.


나즈마 마이리: 근데 혹시 딱 한 번만 춤 더 보여줄 수 있어?

카하시 아리이치: 갑자기? 상관 없긴한데. 보여줘?

 
아리이치 씨가 낯부끄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셨다.


나즈마 마이리: 응 응! 보여줘! 너희도 보고 싶지?


이나즈마 씨는 눈을 반짝이시며 우리에게 물어보신다.


지타 메오: 보면 좋은 경험 일 것 같긴 하네요.

아코 료타: ···


나와 다르게 아코 씨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카하시 아리이치: 좋아, 그럼 잘 봐! 나, 이 타카하시 아리이치의 춤을 보여주마!!


그렇게 아리이치 씨는 엄청난 비보잉 실력을 보여주셨다.
노래도 없는데 엄청난 임팩트가 있었다.
 

옆을 보니 이나즈마 씨가 입을 벌리며 그 춤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코 씨는 저런 춤을 보는데도 어떠한 표정 변화가 없으셨다.
그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선 아리이치 씨를 지켜볼 뿐이었다.


카하시 아리이치: 어때 내 춤실력? 일품이지?


춤이 다 끝나자 아리이치 씨는 자신 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상평을 물으셨다.


나즈마 마이리: 역시 실력이 헛된게 아니었구나... 개쩔어!

지타 메오: 이런 것을 눈 앞에서 직관하는 것은 처음이라 놀랐습니다. 멋지시네요.

아코 료타: 잘 하네...


아코 씨가 처음으로 칭찬을 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아코 군, 칭찬 할 줄 모르는 거 아니였어?


이나즈마 씨가 아코 씨가 칭찬을 하신 것을 보고 놀라신다.


아코 료타: ···


아코 씨는 또 다시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다.


카하시 아리이치: 하하! 이게 나야! 춤 더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


아리이치 씨는 기뻐하시며 말씀하셨다.
콧대가 하늘을 뚫을 듯한 느낌이었다.

 
지타 메오: 그럼 저흰 이제 가보겠습니다.
 
나즈마 마이리: 춤 잘봤어, 아리이치 군.
 
카하시 아리이치: 어 그래, 잘 가라~

 
아리이치 씨는 손을 머리 위로 들며 우리에게 작별인사를 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아리이치 씨와의 대화를 마친 이후 우린 식당에서 나왔다.


이후 우리는 식당을 나와 정면에 있는 교실로 들어가 보았다.
'보건실'이라고 벽면 팻말에 적혀있었다.


나즈마 마이리: 이 안에는 누가 있을까요~ 개봉박두!


이나즈마 씨가 기대하며 보건실의 문을 열었다.
 
 
???: ···
 

보건실 안에도 사람이 있었다.
안경과 흰색 마스크와 연구복을 입고 있는 회색 머리 남성이 말이다.
그 남성은 의자에 앉은 채, 다리를 꼬면서 뭔가가 적힌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지타 메오: 저기...

 
내가 말을 걸자 그는 시선을 옮겼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그 안경을 주머니에 넣고선 우리에게 말했다.

 
???: 너희들은 누구지..?
 
지타 메오: 저흰 이번 키보가미네 신입생들입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 남성은 꼰 다리를 풀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 그렇다면 너와 뒤에 둘까지 모두 같은 동급생이겠군. 반갑다.
 
 
···
그 이후에 회색 머리 남성은 어떠한 말도 이어하지 않았다.
 
 
나즈마 마이리: 어 그 끝이야..?
 
???: 끝인데 불만있나?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다시 의자에 앉으셨다.
 
 
나즈마 마이리: 그 불만까지는 아니지만... 재능이라거나 그런 거 없어?
 
???: 그걸 내가 왜 알려줘야 하지?
 
 
회색 머리 남성은 이나즈마 씨에게 역으로 질문하신다.
 
 
나즈마 마이리: 그야... 동급생이니깐?
 
???: 흠...
 
 
이나즈마 씨가 그 남성의 질문에 대답했지만 남성은 이나즈마 씨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시 논문에 시선을 집중했다.
 
 
타 하야토: ···  내 이름은 '쇼타 하야토 (翔太 隼人)' 초고교급 조류연구자다. 

초고교급 조류연구자
쇼타 하야토 (翔太 隼人)

생일: 4월 1일.
키: 180cm. 몸무게: 66kg. 가슴둘레: 91cm

 

그 남성은 마지 못해 대답한다는 듯한 말투로 이름과 재능을 알려줬다.
쇼타라고 한다면... 어디선가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
수석으로 명문대에 입학해 조류에 관한 여러 연구로 수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학계를 뒤흔든 천재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이런 업적을 달성해 이를 시기 질투하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한다.

나즈마 마이리: 어린 나이에 조류연구자라는 재능이라니... 뼈를 깎는 노력을 했겠네.
 
타 하야토: 뼈를 깎는 노력이라... 뭐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주머니에 있던 안경을 다시 꺼내시곤 안경닦이로 안경을 닦기 시작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아 어 하하...

지타 메오: 아...
 
아코 료타: ···
 

우리는 쇼타 씨의 그 말에 어떠한 맞장구도 치지 못했다.
이나즈마 씨도 맞장구를 치지 못했는데 나와 아코 씨가 맞장구 칠 수 있을 리 없었다.
 

타 하야토: 어쨌든 여기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 있나?

 
우리가 대답을 하던 말던 쇼타 씨는 별로 신경 쓰지 않으시는 것 같다.
쇼타 씨가 닦은 안경을 얼굴에 착용하시며 얘기하신다.


나즈마 마이리: 어? 키보가미네 학원 아니야?

타 하야토: 흠... 역시 그런가... 아니야 뭔가 아닌 것 같은데...


쇼타 씨가 뭔가 의문을 품으면서 얘기하신다.


지타 메오: 저 쇼타 씨? 그게 지금 무슨 소리?

타 하야토: 아니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내가 너무 예민해졌나 보군.

아코 료타: 그 종이에 적힌 건 뭐지..?
 
타 하야토: 별 거 아니다. 애초에 너희랑 관련 없는 것들이다. 내 연구 관련 논문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지타 메오: 그럼 쇼타 씨는 소지품을 뺏기지 않으셨다는 건가요?


나와 이나즈마 씨, 아코 씨 전부 아무런 소지품도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쇼타 씨만 유일하게 자신만의 소지품을 가지고 있었다.


타 하야토: 나도 다 뺏겼지. 외운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종이에 옮게 적었을 뿐이다.


쇼타 씨는 약간 잘난 체 하듯이 말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논..논문을 외울 수 있는 거였어?


이나즈마 씨는 쇼타 씨에게 경외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표현 하진 않았지만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타 하야토: 수십 번, 수백 번 읽어왔던 논문이니 외워지는 것이 당연지사라고 할 수 있지.


쇼타 씨는 우리랑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다.
마치 감정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게 사람 보단 기계 같은 느낌이다.

 
나즈마 마이리: 그럼 어떤 걸 밝혀냈길래 조류연구자가 된 거야? 알려줄 수 있어?

 
이나즈마 씨가 쇼타 씨와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말을 꺼내셨다.


타 하야토: 그게 왜 궁금하지?

 
 쇼타 씨는 역으로 이나즈마 씨에게 질문했다.

 
나즈마 마이리: 왜냐니? 널 알기 위해서...
 
타 하야토: 날 알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지?

 
쇼타 씨는 계속해서 이나즈마 씨에게 역으로 질문했다.
 

나즈마 마이리: 어... 그야... 친구니깐?
 
타 하야토: ···

 
쇼타 씨는 그 말을 듣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뭔가를 생각 하고 있는 듯 했다.

 
타 하야토: 지금 알려줄 필요는 없어보이는군. 나중에 알려주도록 하지.
 
나즈마 마이리: 뭐야, 그냥 지금 알려주면 되잖아!

 
이나즈마 씨는 어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타 하야토: 내가 언제 안 알려준다 했나? 아직 너희를 신뢰 할 순 없으니 나중에 알려주겠다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힘든가?

 
쇼타 씨가 이나즈마 씨에게 짜증을 내듯이 말했다.

 
타 하야토: 하... 더 이상 할 얘기는 없으니 나가 줬으면 좋겠군.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다시 본인의 논문으로 시선을 집중하셨다.

 
지타 메오: 이나즈마 씨, 그냥 갑시다.
 
나즈마 마이리: 어.. 어, 알았어. 가.. 가자...
 
아코 료타: ···
 

이나즈마 씨가 이렇게 당황하시는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까지 대차게 외면당하는 것은 이나즈마 씨에게 있어서는 처음일 것이다.
 

타 하야토: ···
 

우리가 보건실을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쇼타 씨는 우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게 보건실 밖으로 나가자 누군가가 복도에 서있었다.
파란색 도복을 입고 있는 푸른색 머리의 엄청난 풍채의 남성이 말이다.
마치 거인이 있다면 저 사람이 아닐까? 라고 느낄 정도였다.

 
???: 으흠...
 

그 남성은 약간 언짢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타 메오: 아니 저 사람은 도대체...
 
나즈마 마이리: 사람 맞지..?


그 압도적인 풍채에 할 말을 잃어 우린 그 남성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


그때 남성이 우리가 있는 것을 눈치채고 먼저 다가오기 시작했다.


???: 이봐 너희... 날 여기 가둔 일행들 중 하나냐!!!


그 남성이 매우 큰 목소리로 호통 치기 시작했다.
카가미네 씨와는 다르게 귀가 아플 정도의 호통이었다.

 
지타 메오: 아.. 아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당신을 가둔 사람이라뇨?

아코 료타: 오해하지 마... 우리도 여기 갇힌 사람이야...

???: 뭐야 그런 거였냐? 아니 아니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그 남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이러다가 건물이 무너질 것만 같다.

 
나즈마 마이리: 아니 우리도 이렇게 초청장도 있어 오해 풀어!!


그렇게 말하며 이나즈마 씨는 황급히 옷에서 본인의 초청장을 꺼내 그 남성에게 펼쳐 보인다.


???: 흠, 그래?


그 남성은 초청장을 읽기 위해 몸을 숙인다.
키가 얼마나 큰지 일반적으로 숙이는 것 만으로는 높이가 맞지 않았다.
그 남성은 눈을 움직이며 초청장을 읽기 시작한다.

 
???: 아하, 그럼 괜한 오해를 했구만.

 
그렇게 말하며 그 남성은 다시 허리를 피고선 머리를 긁었다.

 
나즈마 마이리: 그.. 통성명을 혹시 할 수 있을까.. 요..?

 
이나즈마 씨가 말 뒤에 존댓말을 붙였다.


마 리코: 음? 갑자기 웬 존댓말? 난 '토마 리코 (斗真 莉子)' 초고교급 유도선수라고 한다! 흐랴아아앗!!
 

초고교급 유도선수
토마 리코 (斗真 莉子)

생일: 10월 29일.
키: 211cm. 몸무게: 141kg. 가슴둘레: 133cm.



지타 메오: 으악!! 알겠으니깐 소리는 지르지 말아 주세요!

마 리코: 통성명!! 너희도 하란 말이다!!

나즈마 마이리: 할게요! 할테니깐 잠시만요!


결국 그 호통에 이기지 못해 나와 이나즈마 씨, 아코 씨는 토마 씨와 통성명을 하였다.

 
마 리코: 좋아! 아주 잘 알았다! 수상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는군!


저런 토마 씨를 보니 마치 커다란 곰이 생각났다.
조금 오바해서 곰이랑 싸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아까 우측 통로의 부서진 쇠창살이 생각났다.
토마 씨라면 충분히 부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마 씨에게 말을 건넨다.

 
지타 메오: 설마 오른쪽에 있던 창살, 토마 씨가 부수신..?

마 리코: 아~ 그거? 하하하! 내가 그랬지, 내 앞을 가로막소선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한 번 부숴봤지.

 
토마 씨가 호탕하게 웃으시며 말하신다.


지타 메오: (한 번 부쉈다는 건 또 대체 무슨... 도저히 이해할 수 없네...)
 
나즈마 마이리: 아니 그거 기물파손 아닌가.. 요?

마 리코: 글쎄다? 그럴 수도 있고, 근데 아무 일도 없는 거 보면 괜찮나 보지 뭐.

 
뒷일에 대한건 생각 하지 못하는 성격인 듯하다.

 
지타 메오: 아, 네 그렇군요.

 
토마 씨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목소리도 너무나도 커서 몇몇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들었다.
소리가 얼마나 큰 지 마치 대지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지타 메오: 그럼 저희는 가볼게요.


마 리코: 벌써 가는거야? 나랑 같이 있기 싫냐?


토마 씨는 약간 침울해지며 말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아뇨아뇨 그런게 아니고...


이나즈마 씨는 고개를 저으며 부인하셨다.


아코 료타: 어, 싫어...


아코 씨가 단호하게 말하셨다.


나즈마 마이리: 야! 아코 군 눈치 없이...


이나즈마 씨도 토마 씨와 있기 불편하셨던 것 같다.


마 리코: 후...


토마 씨는 주먹을 쥐더니 심호흡을 하시며 눈을 감으셨다.
우린 토마 씨가 화를 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즈마 마이리: 그게 그런 뜻이 아니고, 그...

마 리코: 아니 됐어. 내가 이해해야지. 이렇게 처음보는 사람한테 역정 내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토마 씨는 오히려 진정하시며 우리를 이해하려고 하셨다.


지타 메오: 의외의 모습이네요...

마 리코: 화 낼 거라고 생각했냐? 난 그런 분조장이 아니거든?

나즈마 마이리: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죄송합니다...

아코 료타: ···


이나즈마 씨가 토마 씨에게 사과했다.
그에 반해 아코 씨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우셨다.


마 리코: 사과 할 필요 없어. 이해해줘서 고맙다.


토마 씨는 생각외로 생각 하실 줄 아는 면모가 있으셨다.
그렇게 우린 빠르게 토마 씨에게서 벗어났다.
토마 씨는 우측으로 향하며 우리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나즈마 마이리: 휴...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뭔 목소리가 저렇게 크담? 나도 목소리하면 지지 않는데.


이나즈마 씨가 경쟁에 진 사람처럼 말하셨다.


지타 메오: 그래도 좋으신 분 같긴하네요.

나즈마 마이리: 생각보다는 말이야.

 
그렇게 대화하며 또 다시 좌측으로 걸어갔다.


아코 료타: 저기 앞에...


아코 씨가 손가락으로 우리가 가는 방향을 가리켰다.


나즈마 마이리: 앞에? 오, 사람들인가?


그 쪽을 바라보니 어떠한 남성과 여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이번에 만난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어, 그치~?

???: 그래, 나쁘진 않았지.

???: 저기에도 있네~ 잘 됐어~ 어이~ 거기 신사 숙녀들~


남성은 우리를 보곤 우리에게 다가온다.
꽤나 여유로워 보이는 남성의 모습이었다.


???: 아깐 2명이었는데 이젠 3명이야?
 

여성은 사람이 많아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남성은 핑크색 포마드펌 머리에 핑크색 니트를 입고 있는 게슴츠럽고 느끼하다 생각될 눈을 하고 있었다.
옆에 있는 여성은 1명은 붉은색 긴 생머리에 붉은색 옷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남성은 아코 씨보다 키가 커 보이는 느낌이었다.


???: 안녕~ 음... 토마가 너희한테도 호통 쳤나 보구나...


그 남성은 아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심지어 토마 씨의 이름 또한 알고 있었다.


지타 메오: 네 뭐 그렇죠... 근데 당신은 누구?

이코 하야오: 내 이름은 '아이코 하야오 (愛子 駿)'라 하고 초고교급 로맨티스트야~

 

초고교급 로맨티스트
아이코 하야오 (愛子 駿)

생일: 5월 15일.
키: 185cm. 몸무게: 73kg. 가슴둘레: 95cm.

 
 
지타 메오: (로맨티스트가 아니라 로맨티리스트가 맞는 말인데...)
 
 
난 속으로만 그렇게 생각하고 아무런 말도 뱉지 않았다.
 
 
근데 아이코 하야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
예전에 추리소설을 사러 서점에 갔을 때 이달의 베스트셀러 같은 책장의 저자에 있었던 것 같다.
로맨스 소설에는 일절 관심이 없어서 이름만 본 게 다다.
 
 
이코 하야오: 근데 가운데에 있는 너 꽤나 괜찮게 생겼는걸? 좀 인기 많겠어~
 
 
아이코 씨는 자신의 무릎을 약간 굽혀 나와 시선을 일직선으로 맞추시며 말하셨다.


지타 메오: 네? 지..지금 그..그게 무슨....
 

난생 살면서 그런 칭찬은 처음 들어본다.
나도 모르게 당황의 목소리가 나왔다.


나즈마 마이리: 어머, 혹시 그런 취향?


이나즈마 씨가 나와 아이코 씨를 번갈아 쳐다보신다.


이코 하야오: 오해는 노노라구~


갑작스러운 통성명에 칭찬까지 갑자기 매우 혼란스럽다.
 
 
이코 하야오: 어쨌든 나만의 애정 표현 같은 거니깐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네~
 
아코 료타: 쯧.
 
 
아코 씨가 아이코 씨의 말에 짧게 혀를 차신다.
다른분들은 못 들으신 것 같지만 나는 정확히 들었다.
 

???: 흠...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 아이코 씨 옆에 있던 여성도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까부터 같이 있던 아이코 씨가 아니라 주위 환경을 더 신경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

이코 하야오: 세라~ 너도 애들한테 인사해~

: '세라(世羅)'라고 하고 재능은 모르겠어.

초고교급 ???
세라(世羅)

생일: 3월 6일.
키: 163cm. 몸무게: 49kg. 가슴둘레: 82cm.



난 내가 잠시 말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지타 메오: 재능이 없다니 그게 무슨 뜻이죠?
 
: 무재능이 이상해?
 
 
세라 씨가 역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신다.
 
 
지타 메오: 아뇨아뇨 그런 의도는 아니었고...

: 사과 할 필욘 없어. 말 그대로의 의미야. 재능이 없거든. 초청장에도 안 적여있고 공백이야. 잠시만.

 
그렇게 말하며 세라 씨는 청바지에서 본인의 초청장을 꺼내 우리에게 보여줬다.
말 그대로 초청장에는 축하한다는 말 이외에는 본인의 재능란에 어떠한 말도 적혀있지 않았다.


나즈마 마이리: 그럼 네가 잘한다거나 그런 거 없어? 그럼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할 텐데.


: 없으니깐 모른다고 하는 거야. 짚이는 구석이 없어. 암기를 조금 잘하는 것 빼고는 근데 그 정도로 초고교급이 될 수 있을 리가 만무하지. 그리고 나한테 다가오지 말고 떨어져있어. 로맨티스트 너도 그렇고.

 
세라 씨는 이나즈마 씨와 아이코 씨에게 선을 그었다.


나즈마 마이리: 어? 어 알았어.

이코 하야오: 정말 차갑네~ 알았어~ 세라가 그렇다면야~


그렇게 말하며 이나즈마 씨와 아이코 씨는 세라 씨에게서 한발짝 물러 나셨다.
세라 씨는 지금 이 상황과 우리들에게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이코 하야오: 기절했다가 깨어난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이 걸렸다거나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아~ 진짜 본인의 재능만 모르는 것 같거든~

지타 메오: 역시나 그쪽들도 기절했다가 깨어나신 거군요?

이코 하야오: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흠~ 폰이 사라진 건 좀 안타깝지만, 뭐 이 상황마저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겠지~ 좋은 인연이 될 테니깐~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10명이나 전원이 기절했다가 깨어난 거면 이건 단순한 납치 수준이 아니다.
이 정도 규모면 밖에서도 분명히 우리를 찾고 있을 것이다.
 

: 오늘 처음 만났는데 무슨 좋은 인연? 
 
 
세라 씨의 말에 분위기가 얼어붙는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되지?
 
 
이코 하야오: 뭐 우리 세라가 그렇다면야 알았어~ 그럼 운명이라고 할까? destiny, fate?
 
: 둘 다 별로긴 한데 차라리 그게 낫네.
 
 
세라 씨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듯이 말하셨다.
 
 
지타 메오: 근데.. 세라 씨의 재능이 뭘까요? 없을 리는 없을텐데...
 
: 나도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은 하는데 잘 모르겠어. 왜일까? 혹시 원래 입학 예정자가 아니었나?

나즈마 마이리: 에이 아무리 그래도 누락인 거겠지 실수일 거야, 이 정도의 학원에 오려면 분명 너도 심상치 않은...
 
: ···


이나즈마 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라 씨는 자리를 떠버린다.

 
나즈마 마이리: 뭐.. 뭐야 그냥 가는 거야?

이코 하야오: 이런, 미안해~ 세라는 나랑 같이 깨어나고 처음 얘기했을 때도 끝까지 안 듣고 그냥 자리를 떠 버렸었거든~ 너희가 이해 좀 해줘~ 세라 같이 가~


그러고선 아이코 씨는 세라 씨를 따라 유유히 사라지려고 하신다.
아직 자세한 걸 여쭤보지 못했는데 말이다.


나즈마 마이리: 잠..잠깐만!

 
이나즈마 씨가 아이코 씨와 세라 씨를 불러 세우려고 하신다.


'탁탁탁!'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 야!


우리를 부르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우리는 뒤를 돌아본다.
 
 
그 여성은 여성치곤 큰 키에 묶은 똥머리, 스포츠 집업을 입고 있었다.
우리가 우측을 조사했을 때는 본 적 없는 여성이었다.


나즈마 마이리: 어레? 쟨 누구지? 왜 뒤에서 오는거지?

아코 료타: ···
 
 
그 여성은 우리의 앞에 멈춰선다.

 
???: 이봐! 혹시 너희도 여기 학생이냐?


지타 메오: 네? 아 네 그렇습니다.

???: 그럼 출구가 어딘지 알고 있어?


그 여성은 다짜고짜 이 건물의 출구에 대해 묻는다.
당연히 우리는 알 리 없었다.
나와 이나즈마 씨는 약간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뭐야 웬 썩소 내가 뭐 잘못했냐?


아니 썩소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나?


지타 메오: 아..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출구가 어디있는지 저희도 몰라서...

나즈마 마이리: 그 혹시 어디있다가 나타난거야?
 
???: 어... 계속 우측에 있다가 화장실 좀 갔다가 이쪽으로 온건데, 왜?
 
 
그럼 우리가 우측을 조사하고 있었을 때 미즈오 씨가 화장실에 있어 타이밍이 엇갈린 것이다.
 
 
지타 메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

???: 아, 그래 알았어. 고마워, 그럼 이만.


그 여성은 나에게 대충 대답을 하더니 다시 급하게 달려간다.


나즈마 마이리: 에? 잠깐잠깐 이름만이라도, 이름이 어떻게 돼?

즈오 마즈키: '미즈오 마즈키 (水尾 真月)'! 초고교급 수중발레리나!

초고교급 수중발레리나
미즈오 마즈키 (水尾 真月)

생일: 1월 9일.
키: 167cm. 몸무게: 53kg. 가슴둘레: 84cm.

 

미즈오 마즈키? 내가 아는 그 미즈오 마즈키인가?
그 국가대표로 선발되서 올림픽 메달까지 딴 미즈오 마즈키?
이런 학생이 입학한다고?
 
 
지타 메오: 잠깐 제가 아는 그 미즈오 씨..!
 
즈오 마즈키: 어 맞아 맞아! 국가대표 걔 맞으니깐 방해하지 말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미즈오 씨는 다시 급하게 뛰어간다.
뭐가 그리 급한걸까?

 
나즈마 마이리: 아니 뭐가 급하다고 저렇게 까지, 완전 얼탱 없네.

 
이나즈마 씨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셨다.


지타 메오: 본인 할 말만 하고 그냥 가시네요.

나즈마 마이리: 어차피 우리도 가야 할 방향이니 그냥 가지 뭐

지타 메오: 네, 그렇게 하죠.

아코 료타: ···

 
그렇게 우리는 미즈오 씨가 갔던 방향으로 향했다.
 
 
 
 

이제 주인공 포함 11명을 만났군요.
다음 화에 학생 전원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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