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수많은 가면들의 가면무도회 - 完
단간론파 Dan은 단간론파 본가 시리즈의 스토리 및 인물에 대한 스포일러, 주관적 해석과 재창작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부디 이점 유념해 주시길 바랍니다.
단간론파 Dan은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 특성상 주인공 및 캐릭터들의 속마음 및 생각 등의 부분에서 대본체 표기가 들어간 부분이 많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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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간론파 Dan
<프롤로그>
수많은 가면들의 가면무도회
결국 일이 벌어졌다.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나는 벙찐 채로 바닥에 까맣게 탄 채로 누워있는 토마 씨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주변이 하는 말 따위는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얘기 하는 것 자체는 들렸지만 어떠한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안 봐도 뻔하다.
어떡하지? 이거 괜찮은건가? 이게 진짜라고? 이거 꿈인가? 토마는 죽은건가?
이런 얘기들이 오고 갔을 것이 분명하다.
???: ···!
조금씩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받아들이기 싫은 이 상황에 적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 야..! 하지타!
말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분명히 나를 부르는 소리임이 틀림없다.
난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너... 괜찮냐?
시야가 어느정도 돌아오고 나서야 그 사람이 아리이치 씨라는 것을 인식했다.
아리이치 씨가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는 진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걱정하고 계셨다.
하지타 유토: ㄴ..네 저는 괜찮...
타카하시 아리이치: 아니 그.. 야, 너 이거 몇 개로 보여?
그렇게 말하며 아리이치 씨는 손을 들어 손가락 2개를 내 눈 앞에 펼쳐 보이셨다.
하지타 유토: 2개요.
타카하시 아리이치: 씁... 괜찮은 거 같은데 이상하다...
아리이치 씨는 아리송하다는 듯이 답하셨다.
내가 눈뜬 장님도 아니고 그걸 못 보는 것이 더 이상한데 말이다.
하지타 유토: 혹시 제가 뭔 짓 했나요?
타카하시 아리이치: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긴한데... 너 눈이 맛탱이가 간 것 같아서.
하지타 유토: 제 눈이요?
타카하시 아리이치: 어, 마치 정신적으로 충격 받은 듯한 눈 있잖아. 초점 잃은 그런 눈. 막 만화에서 나오는 그런... 지금은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눈이라...
정확하다.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탐정 활동을 해오면서 이런 상황에 처한 것도 처음일 뿐더러, 사람이 저렇게 변한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한 것은 처음이었다.
평소였다면 이렇게 까지 놀랄 것은 아니였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나의 겁쟁이 같은 성격이 나타나고 만 것이다.
하지타 유토: 이젠 괜찮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괜찮은 척 최대한 멀쩡하게 대답했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 맞다, 이럴 때가 아니지!
아리이치 씨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체육관 단상에 뛰어 올라가셨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아코 씨를 제외한 모든 분들이 단상 위로 올라가신 상태였다.
아코 료타: ···
아코 씨는 토마 씨가 어떻게 되든 간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른 분들은 토마 씨에게 이목을 쏠려 우리 둘에게는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았다.
하지타 유토: 하...
나는 한숨을 쉬면서 꽁꽁 얼어붙은 발을 떼며 체육관 단상 쪽으로 발을 옮긴다.
마음 같아서는 아코 씨처럼 이 상황을 피하고 계속 얼어붙은 상태로 있고 싶었지만...
그것은 그저 현실도피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이 상황 1번에 눈 돌리면 나중에는 반드시 다른 이들보다도 약해지고 도태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한걸음. 두걸음. 조금씩 단상을 올라가는 계단 쪽으로 걸어간다.
다른이들이 웅성이며 대화하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계단에 한걸음. 두걸음 씩 발을 내디딘다.
하지타 유토: 이런...
단상 위에 올라오자 토마 씨를 둘러싸고 있는 분들이 보였다.
다른 분들의 몸과 다리 사이에서 까맣게 그을린 토마 씨의 형태를 한 사람이 있었다.
토마 씨를 보고 나선 오히려 덤덤해졌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낯선 환경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익숙해지는 법이다.
이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상황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기에 지금까지 멸종 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된 동물들은 진화된 동물들의 발판이 될 뿐이다.
탐정 일을 하게 되면 실제로든, 사진으로든, 자료로든 어쩔 수 없이 시체를 보게 되거나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맨 처음에는 트라우마로 인하여 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한 상태이다.
물론 어느 정도이지 완벽하게는 아니다.
저것보다 잔혹한 장면을 보면 또다시 트라우마가 올라올지도 모른다.
쇼타 하야토: 죽은 건가?
텐카 미오리: 흠...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숨은 붙어있다.
미즈오 미즈키: 너희 싸이코야? 어떻게 얘가 이렇게 변했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쇼타 하야토: 꼭 놀라야 되는 건가?
미즈오 미즈키: 뭐?
쇼타 하야토: 이게 그렇게 호들갑 떨 그런건가?
미즈오 미즈키: 당연하지! 이게.. 이게 호들갑 떨 게 아니면 뭔데?
쇼타 하야토: 오히려 잘 된 거 아닌가?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안경을 벗으며 주머니에 있던 안경닦이로 안경을 닦기 시작하셨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얜 또 뭔 개소리래?
쇼타 하야토: 아니 잘 된 거 맞지 않나?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은 살인 게임이야.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것은 너희가 그 사례를 너희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으니 말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고개를 까딱이며 토마 씨를 가리키셨다.
쇼타 하야토: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면 항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한심하군...
그렇게 말하며 쇼타 씨는 안경 닦는 것을 마무리하고 안경을 다시 쓰셨다.
쇼타 하야토: 심지어 토마는 우리 중에 제일 강하지. 솔직히 말해서 30분 안에 우리 전부 죽이고 탈출하는 것도 가능해. 너무나 유리하다고. 무슨 말인지 알아? 그런데 뭐?
아이코 하야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쇼타 하야토: 토마를 살릴 필요가 없지 않나?
기나오 소오타: ··· 네?
이나즈마 마이리: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쇼타 하야토: 너희가 들은 말 그대로다. 토마 리코를 살릴 필요가 없다.
쇼타 씨가 되묻는 우리의 질문에 단호하게 답하셨다.
아야카 세토: 전혀 납득이...
쇼타 하야토: 납득 따위는 필요없어. 토마 리코는 우리 중에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야.
타다요시 미네로: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모노젠틀이오.
쇼타 하야토: 내가 우리 중에서 라고 했지? 모노젠틀이 우리인가?
자이메 미치카: 말로 사람 빡치게 하는 데에 재능이 있구나~?
쇼타 씨는 그 말에 자이메 씨를 노려보셨다.
자이메 미치카: 노려보고만 있어서 뭐 할거야? 죽일 것도 아니고~
폭탄에 더한 폭탄이 더해지는 발언들이 나왔다.
분위기가 점점 악화되어 간다.
어느샌가 토마 씨에게 집중 되어 있던 이목은 쇼타 씨에게 쏠렸다.
세라: 이건 뭐 정상이 없네.
우즈마키 하로: 아무도 토마님에게 신경을 쓰고 계시지 않네요.
기나오 소오타: 여..여러분 저희끼리 이렇게 싸울 게 아니라 다 같이 이 상황을 극복해야죠.
카가미네 우타로: 일단 토마 단원을 보건실로...
물론 그 중에서도 토마 씨를 계속해서 신경 쓰고 계시는 분들도 계셨다.
우리가 티격대며 시간이 끌릴 수록 토마 씨의 생존 확률은 낮아져만 가고 있다.
마치 지금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 우리의 신뢰도처럼 말이다.
토마 씨를 살리고 싶어도 체육관 문은 굳게 닫혀 열리지 않는다.
이대로 시간이 지체된다면 토마 씨는 분명 죽고 말 것이다.
모노젠틀: 이런이런... 결국 이렇게 되었군요.
혼란과 혼돈으로 가득찬 체육관에 모노젠틀이 우리 옆에서 다시 등장하였다.
말 그대로의 등장이다.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서 갑자기 뿅 하고...
타카하시 아리이치: 뭐.. 뭐야!? 죽은 거 아니었어!?
모노젠틀: 아니, 제가 죽다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저는 불멸입니다. 여러분들이 죽기 전까지 곁에서 함께하는 선생님이란 말입니다.
타다요시 미네로: 그런 대사는 악인한테는 전혀 어울리지 않소.
모노젠틀: 아직도 선생님을 악인 취급하다니... 이런 선생님이 어딨다고...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작게 중얼거렸다.
아이코 하야오: 모노젠틀... 너 로봇인 거구나~?
미즈오 미즈키: 어? 로봇? 저게?
모노젠틀: 크흠. 뭐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죠. 정확히 말하자면 전 AI입니다. 로봇 같은 깡통과는 다른 인공지능,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산물 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쇼타 하야토: 대체 어떤 구조인지 궁금하군... 이런 인공지능이라면...
이나즈마 마이리: 오랜만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찾은 거 같은데 하필 저런 녀석이... 살짝만 뜯어보면 안돼?
모노젠틀: 그런 섬뜩한 말씀을 하시다뇨. 인간으로 따지면 몸 좀 해부해 봐도 되냐고 묻는 거랑 같은 겁니다. 애초에 뜯어봐도 이해도 못 할 텐데...
이나즈마 마이리: 어? 뭐라 했어?
모노젠틀: 아닙니다. 아무 것도...
그렇게 말하며 가면 속에 있던 눈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이나즈마 씨의 눈빛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느낌이었다.
텐카 미오리: 저런 정교한 인공지능이면 도대체 만든 이는 어떤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애초에 이 정도의 AI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데, 대체 왜 우리 같은 초고교급 학생들을 가두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카가미네 우타로: 가둬서 서로를 죽이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차라리 세계정복을 하는 쪽이 훨씬 빠를 것이네.
아이코 하야오: 음... 감금을 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자이메 미치카: 우리가 뭔 잘못이라도 했나? 잘못은커녕 우리가 세계에 이바지 한 게 얼만데~
세라: 야. 너희 토마는 이미 죽은 걸로 치는거야? 왜 다들 토마 신경은 안 쓰는건데?
기나오 소오타: 아아... 이럴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지금 여기 있는 이들에게 느껴지는 감정들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성찰.
알 수 없는 장소에 갇혔다는 불안감.
소중한 이들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슬픔.
자신을 가둔 이에 대한 분노.
누군가가 나를 죽이지 않을까 하는 공포.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는 혼란.
눈 앞에 쓰러진 토마 씨에 대한 절망감.
혹은 강력한 무력을 가진 이가 쓰러졌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이들을 죽이고 배신하여 밖으로 나가야 할까?
아니면 다른 이에게 배신당하여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할까?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우즈마키 하로: 모노젠틀 님, 이게 무슨 짓이에요!
하로 씨의 호통에 정신이 갑작스럽게 돌아왔다.
모노젠틀을 포함하여 모두의 이목이 하로 씨에게 집중된다.
모노젠틀: 네? 뭐가 말이죠 하로 학생? 이 일에 대해서 말인가요?
모노젠틀은 하로 씨를 내려다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말했다.
카가미네 우타로: 그럼 대체 무슨 일을 말하는 것인가? 이 폭군 같으니라고.
모노젠틀: 전 분명 토마 학생의 의견을 존중했을 뿐입니다만? 이 일은 토마 학생이 단독으로 벌인 일이고 그 일에 대한 결과가 도출된 것 뿐인데 말입니다? 전 분명 그러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실 말 있으신 분?
모노젠틀의 말에 우리는 분했지만 할 말을 잃었다.
이건 분명 토마 씨의 돌발행동이었기 때문이다.
타다요시 미네로: 소인이 언젠간... 고문기술자의 이름을 걸고서 네녀석을 최대한 고통스럽게 고문해주겠소...
타다요시 씨는 그렇게 말히며 이를 가셨다.
다른 이들이 보면 위협하는 것이라고 생각 할 정도였다.
모노젠틀: 그딴건 가능 할 때나 얘기하시고, 뭐 그래도 제가 학원장인만큼 토마 학생을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으니...
쇼타 하야토: 아니. 살릴...
텐카 미오리: 너는 조용히 해라. 모노젠틀, 말 이어서 하도록.
텐카 씨가 쇼타 씨의 말을 자연스럽게 끊었다.
모노젠틀: ··· 제가 학원장이자 선생님으로서 토마 학생을 보건실에서 치료 시키도록 하죠.
(짝! 짝!)
모노젠틀은 말을 끝내며 체육관이 울릴 정도의 박수 소리를 냈다.
그러자 갑자기 모노젠틀의 양 옆 강당 무대의 바닥에서 구멍이 열리더니 작은 로봇들이 등장하였다.
그 작은 로봇들은 모노젠틀처럼 곰처럼 생기고 색 배열도 똑같았다.
따지자면 뭔가의 마스코트 캐릭터에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이나즈마 마이리: 쟤네들도 분해해보고 싶다...
자이메 미치카: 모노젠틀한테 부탁해 봐~ 줄지도 모르니깐.
모노젠틀: ···
모노젠틀은 둘이 하는 이야기를 무시하며 손을 등 뒤로 보내 교차시키는 포즈를 취했다.
뭔가 심기 불편해 보인다는 추론이 유력해 보였다.
그 로봇들은 본인들의 몸에서 접이식 들것을 꺼내더니 그것을 펼친 다음 토마 씨를 들어 그 들것에 싣었다.
그러고선 토마를 들고 체육관 밖으로 퇴장하였다.
그리고선 다시 쾅하고 문이 닫히며 잠기는 듯한 소리가 났다.
모노젠틀: 토마 학생은 보건실에서 완치가 될 때까지 제가 책임지도록 하죠.
아이코 하야오: 토마에게 무슨 짓을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닌 거지~?
모노젠틀: 오우 그럼요, 당연하죠
미즈오 미즈키: 우리가 너를 어떻게 믿어!
모노젠틀: 아무도 선생님의 말을 믿어주지 않다니 눈물이 주룩주룩...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우는 시늉을 했다.
그런 같잖은 연기를 믿을 정도의 순진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가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모노젠틀을 바라보았다.
아야카 세토: 이 정도면 진짜 무서워질 지경이에요...
하지타 유토: 모노젠틀, 당신은 도대체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저희를 죽여서 무슨 이득이 있는 거죠?
나는 이때가 타이밍이다 싶어 말을 꺼냈다.
모노젠틀: 그건 대답해 줄 수 없...
쇼타 하야토: 뭐든지 질문하라고 하지 않았나? 처음 등장했을 때 말이지.
모노젠틀: ···
기나오 소오타: 맞습니다, 대답하시죠. 대체 왜 이런 짓을 시키는 거죠?
우즈마키 하로: 맞아요 대답하세요!
타카하시 아리이치: 옳소! 옳소!
모두가 모노젠틀에게 진실을 요구했다.
모노젠틀은 고심에 찬 듯 한숨을 크게 내쉬고선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노젠틀: 뭐 말 안 할 필요도 없으니 말하겠습니다. 그야 재밌기 때문입니다.
세라: 음?
하지타 유토: ··· 뭐라고요?
모노젠틀: 여러분들은 악인한테 무엇을 바라는 겁니까? 저는 선생님이고 학원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긴 하다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저는 여러분들에게는 악인입니다. 그런 악인에게 어떤 대답을 원하셨는지는 모르겠군요. 뭔가 안타까운 사정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습니까? 그럼 안타깝군요. 그딴 건 없습니다. 제가 해 줄 수 있는 대답은 이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 보인다.
단순 재미 때문에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초고교급 생들을 서로 죽이는 게임에 참가시킨다고?
이게 의미가 있는 일이긴 한건가?
타카하시 아리이치: 생각보다 더한 미친새끼였네 저거.
모노젠틀: 그걸 이제야 깨달으신 겁니까? 저한테 그런 말은 오히려 칭찬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입학식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모두 무대 위에서 내려가주시길 바랍니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싫은데? 좆까! 라고 하면 안되겠지?
자이메 미치카: 내가 하고 싶었던 말 대변해 줘서 감사~
아야카 세토: 이 상황에서 장난은 전혀...
타다요시 미네로: 일단은 명령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카가미네 우타로: 모두 천천히 차례대로 내려가게나.
우리는 모노젠틀에게 반항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큰일 날 것 같아 우리 모두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
그렇게 우리 15명은 체육관의 중앙에 모여섰다.
모노젠틀: 음 좋습니다. 아주 보기 좋아요. 그러면 제가 한 명씩 이름을 부를 테니 앞으로 나와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그럼 차례대로 호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초고교급 군악대장, 카가미네 우타로 학생.
카가미네 씨는 모노젠틀이 자신을 부르자 약간의 경계태세를 취하며 앞으로 다가갔다.
모노젠틀: 잠깐, 거기서 스탑. 거기 가만히 서 계십시오.
카가미네 우타로: 무슨 짓을 한다거나 그런 건...
(딱!)
모노젠틀이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을 튕기며 딱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위에서 무언가가 카가미네 씨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타 유토: 카가미네 씨! 위에!
카가미네 우타로: 음? 우왓!
다행히도 카가미네 씨는 본인의 머리 위로 떨어지던 물체를 가까스로 잡는데 성공했다.
카가미네 우타로: ㅁ..뭔가 이거? 태블릿?
모노젠틀: 정확히는 '전자학생수첩'입니다.
전자학생수첩? 그게 뭐지? 학생증 같은건가?
카가미네 우타로: 아무리 그래도 머리 위에 떨구면 어떡하나? 맞고 죽을 뻔했네.
모노젠틀: 전자학생수첩이란 여러분들이 여기에 생활할 수 있게 규칙과 지도, 개인실의 카드키, 다른 이들의 프로필 등등의 기능이 들어있는 스마트기기입니다.
모노젠틀은 가볍게 카가미네 씨의 말을 무시했다.
텐카 미오리: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서 저것이 왜 떨어지는 건가?
모노젠틀: 매우 중요한 물건이기에 절대로 분실해서는 안됩니다.
텐카 미오리: 계속 그렇게 무시로 일관할 것인가?
모노젠틀은 텐카 씨가 하는 말을 끝까지 무시했다.
미즈오 미즈키: 핸드폰 같은 거라 보면 되는 건가?
모노젠틀: 안타깝게도 와이파이나 인터넷 연결은 되지 않습니다.
세라: 잠깐 여기가 진짜 키보가미네 학원이면 인터넷 연결이 될 텐데 왜 안된다는 거야?
텐카 미오리: 우리가 구출신호 같은 것을 보낼 수도 있으니 인터넷 차단망 같은 것을 구축했을 수도 있다.
하지타 유토: 그 일본의 대도시에 있는 키보가미네 학원에 인터넷 차단망을 구축했다 해도 안 터질 리가 없을 텐데 말이죠.
키보가미네 학원은 일본의 대도시의 중심에 위치해있는 학원이다.
그런데 그런 키보가미네 학원이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2가지다.
이곳이 키보가미네 학원이 아니거나, 바깥이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장소로 변질되어 버렸거나.
타카하시 아리이치: 저기 똑똑한 친구들~? 우리 같은 멍청한 사람들 분량도 좀 챙겨주지 그래?
자이메 미치카: 맞아 우리 좀 서운할지두~
아리이치 씨와 자이메 씨가 자기의 분량 좀 챙겨달라며 우리 셋에게 말하신다.
하지타 유토: (근데 분량이라니... 이게 드라마도 아니고...)
우즈마키 하로: 아리이치 님! 자이메 님 조용!
하로 씨가 이리이치 씨와 자이메 씨에게 조용히 하라며 말하셨다.
쇼타 하야토: 본인이 제일 시끄러운 건 모르나보군.
세라: 그렇게 한 번씩 사람 말에 꼽사리 끼워 넣을 거면 다물고 있어.
쇼타 하야토: ···
쇼타 씨가 입을 멈추시더니 또 한 번 안경을 벗어 안경닦이로 닦기 시작했다.
모노젠틀: 뭐 인터넷 차단망이든 뭐든 그건 마음대로 생각들 하시죠. 전자학생수첩은 코끼리가 밟아도 아무런 생채기 혹은 이상도 생기지 않고 매우 차가운 저온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합니다. 참고로 토마 학생에게는 깨어나자마자 볼 수 있게 환자침대 옆 서랍장에 올려두었습니다.
우즈마키 하로: 그 정도의 물건을 만들 정도면 대체 어느 정도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거죠?
아이코 하야오: 애초에 우리 같은 초고교급 학생들을 전부 납치한 거면 엄청난 조직인 건 맞는 거 같은데~
모노젠틀은 우리가 하는 말을 일체 듣지 않았다.
더 이상 우리를 상대해 주지 않았다.
모노젠틀: 참고로 본인의 전자학생수첩을 열기 위해서는 본인의 지문인식이 필요합니다. 다른 이들은 다른 이의 전자학생수첩을 지문인식으로 열 수 없습니다. 모두들 이해하셨겠죠?
기나오 소오타: 이해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해하셨죠?
모두가 모노젠틀과 기나오 씨의 질문에 작은 대답과 고개 끄덕임으로 대답하셨다.
모노젠틀: 자, 카가미네 학생은 들어가시고, 그럼 다음 학생...
그렇게 모노젠틀은 한 명 한 명 우리들을 불렀고 아이코, 기나오, 쇼타, 아야카, 텐카 씨까지 부른 때였다.
모노젠틀: 다음 학생은... 토마 학생인데 없으니 다음번호로 패스
하로 씨까지 불리고 세라 씨의 이름이 불렸다.
모노젠틀: 다음은 초고교급... 세라 학생?
세라: 역시는 역시나네...
모노젠틀은 세라 씨의 재능을 언급하지 않았다.
아니면 진짜 세라 씨가 재능이 없는 인간일 수도 있다.
모노젠틀: 다음은... 초고교급 탐정, 하지타 유토 학생.
하지타 유토: 엇...
그렇게 나는 모노젠틀이 있는 단상 앞으로 나가 하늘에 떨어지는 전자학생수첩을 받았다.
전자학생수첩을 켜보자 나의 이름이 나왔고 그 다음에 1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아마도 전자학생수첩을 받은 순서인 듯했다.
그다음으로 타다요시, 미즈오, 자이메, 아리이치, 이나즈마 씨까지 불렸다.
모노젠틀: 다음 학생 초고교급 불운, 아코 료타 학생.
아코 료타: ..?
타카하시 아리이치: 불운? 쟤 재능이 원래 불운이었나?
하지타 유토: 아뇨... 분명 행운이라고 하셨는데...
텐카 미오리: 잠깐, 아코. 너는 본인을 이곳에 추첨으로 입학한 초고고급 행운이라 소개하지 않았나? 그건 거짓이었던 건가?
아코 료타: ···
반응을 보아하니 아코 씨 본인도 본인의 재능을 행운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코 씨의 미간이 약간 구겨진다.
타다요시 미네로: 그럼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라 할 수 있소. 저 흉학한 군주가 거짓말을 치고 있다는 사실 말이오.
그렇게 말하며 타다요시 씨는 모노젠틀을 노려봤다.
모노젠틀: 왜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정되는지는 모르겠군요. 불쌍한 우리 아코 학생 좀 보십쇼. 우리 아코 학생은...
모노젠틀은 뭔가 중요한 사실을 말하려고 입을 움직였다.
바로 그때...
아코 료타: 그 입 다물어.
아코 씨가 처음으로 .다른이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말하셨다.
모노젠틀: ···
모노젠틀은 말을 하려는 자세를 취하다가 그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미즈오 미즈키: 드라마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끊긴 느낌이야.
자이메 미치카: 우~ 재미없다~
카가미네 우타로: 그런 행동은 하지 말게나. 모노젠틀을 자극하는...
모노젠틀: 아코 학생은 현재 과거의 기억들이 소실 된 상태입니다.
모노젠틀이 아코 씨의 말을 무시하고 기어코 말을 꺼냈다.
아코 료타: ···
아코 씨는 본인의 얇다 못해 하얀 손으로 주먹을 꽉 쥐셨다.
아이코 하야오: 기억이 소실 돼?
텐카 미오리: 사고 같은 것으로 기억을 잃은 것인가?
아야카 세토: 여기에 오고 나서 기억이 사라지신 것일 수도...
모두가 아코 씨에 관한 얘기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의심이 갈만하다.
아무런 존재감도 없던 아코 씨에게 엄청난 존재감을 불어 넣을 주제였다.
모노젠틀: 제가 아코 씨의 말을 따를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아코 씨 본인이 알아서 잘 해명하시고, 아코 학생은 추첨으로 입학한 것은 맞지만 재능은 불운입니다.
미즈오 미즈키: 그게 뭔 말장난이야?
아이코 하야오: 이곳에 뽑힌 것이 불운이다~?
아이코씨가 그렇게 말하자 모노젠틀은 잠시 움찔한다.
모노젠틀: 글쎄요? 그것은 여러분들이 해석하기 나름이겠지요. 이걸로 다친 토마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분들에게 전자학생수첩 전달을 끝마쳤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로 이 전자학생수첩 분실하시면 안됩니다. 아셨죠?
자이메 미치카: 네~ 선생님~
자이메 씨가 밝게 모노젠틀의 말에 대답하셨다.
마치 이 상황에 적응한 것 같이 말이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저딴 새끼한테 밝게 대답하지 말란 말이야.
모두가 품에 소중하게 전자학생수첩을 지니고 있었다.
빼앗기거나 잃어버렸을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노젠틀: 참고로 켜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자신에게 부여된 번호는 자신의 출석번호입니다. 어떠한 활동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 출석번호순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여러분 모두 한 번 키보가미네 학원의 규정을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쇼타 하야토: 만약 하지 않는다면?
모노젠틀: 그 선택 또한 존중합니다. 물론 이로 인해 벌어진 결과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상 보라고 반강제로 협박하는 꼴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모노젠틀의 말을 따라야만 했다.
< 10. 초고교급 탐정 : 하지타 유토 (土師 悠斗 ) >
• 1. 학원 내에서의 공동생활에 기한은 없습니다.
• 2. 학원 내에서 살인이 일어났을 경우, 참가자 전원이 참가하는 "학급재판"이 실시됩니다.
• 3.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했을 경우, 검정만이 벌칙을 받습니다.
• 4.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하지 못했을 경우, 검정 이외의 학생들인 하양이 전원벌칙을 받습니다.
• 5. 검정이 승리할 경우, 학원에서 졸업하여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 6. 하양들이 계속 이겨 나갈 경우, 최후의 2명만이 남은 시점에서 살인 게임은 종료됩니다.
• 7.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의 "심야 시간"에는 식당과 체육관이 폐쇄됩니다.
• 8. 반드시 개인실에서만 취침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른 곳의 취침 시 처형됩니다.
• 9. 학원 내에서의 학원장인 모노젠틀을 향한 폭력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 10. 모노젠틀이 살인자체에 관여하는 일은 없습니다.
• 11. 전자학생수첩은 귀중품이므로 파손시키지 말아 주세요.
• 12. "시체 발견 방송"은 3명 이상의 학생이 시체를 발견했을 시 울립니다.
• 13. 학원 내에서의 대해 조사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행동에 제한은 두지 않습니다.
• 14. 교칙 위반을 저지른 학생은 그 자리에서 즉각 처형됩니다.
• 15. 살인 같은 특별한 상황에 대한 기물파손은 용서될 수 있습니다. 다를 때의 기물파손은 용서되지 않으며 기물파손의 강도에 따라 처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16. 또한, 학원장 재량으로 교칙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 17. 공동생활을 하는 동안 학생들이 하는 행실에 따라 상점 혹은 벌점이 부여됩니다.
• 18. 상점이 쌓을수록 공동생활에 이득이 있을 것이며 벌점이 많이 쌓일 경우 처형당할 수 있습니다.
규칙은 딱 하나만 제외하고선 이상하거나 특이한 것은 없었다.
그 하나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학급재판? 이건 또 뭐지?
모노젠틀: 참고로 아침 7시에는 제가 아침기상방송을 진행할 겁니다. 저녁 10시에도 심야시간 방송을 진행할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이나즈마 마이리: 아니 그런 것보다는 학급재판... 이라니? 이건 또 뭐야? 뭐 살인범 잡는 뭐 그런 재판하는 거 말하는 거야?
모노젠틀: 네 맞습니다! 정확히 이해하셨군요.
모노젠틀: 여러분들이 시체를 발견한 이후 일정시간의 조사시간을 가진 후에 학급재판을 통해 여러분들의 추리로 검정을 밝혀내실 겁니다.
모노젠틀: 그 과정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 할 경우...
모노젠틀: 검정만 벌을 받게 되지만.
모노젠틀: 만약 잘못된 사람을 검정으로 지목 할 경우...
모노젠틀: 검정을 제외한 모든 이가 벌을 받게 됩니다!
모노젠틀: 어때요? 참으로 간단한 룰이지요?
너무나도 이해하기 쉬운 룰이었지만 나의 머리는 잘 돌아가지 않았다.
우즈마키 하로: 그럼 벌칙...이라는 것은 설마..
모노젠틀: 말 그대로의 벌칙입니다. 사람을 죽인 자와 그런 자를 밝혀내지 못한 자가 받는 최후의 벌칙...
아이코 하야오: '처형' 인 거겠지?
아이코 씨의 말이 맞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건 처형뿐이다.
무엇보다 1명 때문에 나머지 전원이 처형당한다니 이건 너무 불공평이다.
재미를 추구한다는 모노젠틀이 만든 룰이라기엔 너무나 재미없는 룰이다.
재미를 추구한다면 몰살을 시킬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다.
아야카 세토: 죽기 싫어... 죽이기도 싫고...
아야카 씨는 울먹거리며 얘기하신다.
미즈오 미즈키: 범인을 못 맞춘다고 몰살이라니 너무 하잖아 이건...
타카하시 아리이치: 선 넘네.
미즈오 씨와 아리이치 씨는 아까와는 다르게 더욱더 심각하게 목소리를 까시고선 얘기하신다.
자이메 미치카: 연대책임이라니 이건 좀~
자이메 씨는 그런 말을 듣고도 평소처럼 늘어지는 말투로 얘기하신다.
아직까지 이 상황이 장난이라고 인지 하시는 것 같다.
타다요시 미네로: 저런 흉악한 군주는 반드시 이 내가 소탕하겠소. 이 나의 고문 기술자로서의 사명을 걸어서라도 말이오.
카가미네 우타로: 모두 걱정하지 말게나. 여기 있는 단원들은 이 내가 지킬 테니 말이네. 날 믿어주게나...
모노젠틀: 모두들 드디어 현실을 자각하셨군요! 제가 바란게 이런 겁니다!
많은 이들이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모두가 절망하려던 그때
기나오 소오타: 여러분 잠시 제 얘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기나오씨가 우리들 비집고 나오고선 앞으로 나와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끄셨다.
기나오 소오타: 여러분 지금 이 상황이 믿고 싶지 않고 부정하고 싶은 감정 제가 압니다. 그러니 지금 이 상황에선 서로를 도와야 합니다. 우리 모두 모노젠틀씨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해야만 합니다. 도움이 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절망하지만 말아주세요.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힘을 빌려주세요.
기나오씨의 용기가 서린 말이 체육관에 울렸지만 그런 기나오 씨의 용기에 대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체육관이 울릴 정도의 의지가 전혀 묻어나오지 않았다.
기나오 소오타: 여러분..? 다들... 왜 그러...
기나오씨는 우리의 이러한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시며 당황하신다.
텐카 미오리: 이건 10점 만점에 4.5점 짜리 각본이다.
쇼타 하야토: 지겨운 신파극이로군.
기나오 소오타: 네?
쇼타 하야토: 드디어 미친건가? 이 상황을 타개해? 절망하지 말아달라고?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웃긴 말이로군. 지금 주위를 둘러봐. 너를 제외한 나머지의 상태가 어떻지?
기나오 소오타: 저를 제외한...
그렇게 말하며 기나오 씨는 작게 머리를 움직이며 다른 분들의 표정과 거동을 확인하신다.
누가봐도 망설임과 불안 그리고 공포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기나오 소오타: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쇼타 하야토: 현실을 자각해라. 지금 우리가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없어. 어디 한 번 사람들 모아봐라. 과연 어떻게 될지...
쇼타 씨가 기나오 씨에게 강한 압박을 넣으시며 말하셨다.
아코 료타: 과연 그렇게 될까나..?
하지타 유토: ..?
아코 씨가 쇼타 씨의 말에 혼잣말하듯 작게 속삭였다.
이 사실을 굳이 말했다간 분위기만 악화 될 것 그냥 같아 듣고 넘기기로 했다.
생각한 반응들이 나오자 모노젠틀은 기쁜 듯이 웃었다.
모노젠틀: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 기나오 학생, 그런 우정 희망 놀이 마음껏 하시죠. 얼마나 갈지 궁금하군요. 이게 제가 원하던, 제가 찾던 재미입니다.
(짝 짝!)
모노젠틀이 박수를 치자 체육관의 입구가 열리는 듯한 소리가 났다.
모노젠틀: 지금 바로 닫힌 체육관문을 개방하였고 각자의 개인실 또한 개방하였습니다. 아까 있던 본관 입구에서 맨 오른쪽으로 가면 갇혀있던 철창 보셨죠? 그럼 그 철창이 짜잔! 하고 사라져 있을 겁니다. 그쪽에 개인실 문들이 있을 테니 각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자신의 전자학생수첩을 찍으면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타다요시 미네로: 그냥 빨리 개인실로 보내주는 거 어떻소? 네 녀석을 찢어버리기 전에 말이오...
타다요시 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잠시 몸을 푼다.
더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한 행동이셨다.
타다요시 씨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일까?
분노, 무력감, 불안함? 타다요시 씨 본인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노젠틀: 이러다가 해부 당하겠군요. 그럼 전 이쯤에서 가보겠습니다. 자유가 아님 죽음을 달라 외치는 그럼 천한 것들과 여러분들은 다르다고 믿습니다. 여러분들은 초고교급이니깐요. 그럼...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사라지려고 했다.
아코 료타: 잠깐 모노젠틀...
모노젠틀: 네 뭡니까, 아코 학생?
아코 씨가 모노젠틀을 멈춰세웠다.
아코 료타: 만약 연쇄 살인이 일어났을 경우, 그 사건들의 검정이 다르다고 할 때 우리가 밝혀내야 하는 검정은 누구지?
모노젠틀: 첫 번째 사건의 검정만 밝혀내시면 됩니다.
아코 료타: 그리고... 하나의 사건에 공범이 있을 경우 검정과 공범 둘 다 밝혀내야 하나?
아코 씨가 갑자기 청산유수처럼 말을 하기 시작했다.
미즈오 미즈키: 엥? 너 갑자기 왜 이래? 뭐 잘못 먹었어?
모노젠틀: 아뇨. 살인을 저지른 장본인만 검정으로 취급합니다.
아코 료타: 그럼 만약 검정과 공범이 승리한다면 그 공범도 같이 탈출할 수 있나?
모노젠틀: 아뇨. 실행범만 탈출 가능합니다. 공범은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아코 료타: 3명 이상 시체 발견 시 시체발견방송이 울린다.. 고 했는데 그럼 그것은 범인 포함인 건가?
모노젠틀: 그건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검정 포함 3명일 수도, 검정 제외 3명일 수도 있습니다.
아코 료타: 그럼 시체를 3명이 동시에 발견해야 하는 건가 아님 누적으로 3명이 발견해야 하는 건가?
모노젠틀: 누적으로 3명이 발견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아코 료타: 자살 사건 같은 경우에도 학급재판이 열리나..?
모노젠틀: ··· 이것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습니다.
모노젠틀이 처음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하지타 유토: 잠깐. 노코멘트라뇨? 자살사건 같은 경우에도 학급재판을 연다는 의미인 겁니까?
텐카 미오리: 자살도 자기 자신을 살해하는 것이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정의하지 않는 걸 보면 고민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아코 료타: 마지막으로... 동시검정은 존재할 수 있나?
모노젠틀: ··· 검정이 여러 명이 될 순 있습니다. 이론상 말이죠.
아코 씨가 매우 중요한 정보들을 알아내셨다.
이건 필히 기억해둬야 할 사항이다.
타카하시 아리이치: 아까 전까지는 한 마디도 안 하더니 갑자기 말이 많아졌네.
자이메 미치카: 본인도 죽긴 싫은가 본데?
모노젠틀: 이제 궁금한 게 없으시다면 저는 여기서 퇴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들? 이곳에서의 학급생활을 마음껏 만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절망의 시작이니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 말하며 모노젠틀은 매우 큰 웃음소리로 웃더니 단상에서 사라졌다.
체육관 전체가 울릴 정도로 불쾌할 정도의 웃음소리였다.
비웃음이 아닌 일반적인 웃음소리가 듣기 싫다고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그냥 웃는 것이 아닌 듣기 불쾌할 정도의 웃음이었다.
우즈마키 하로: 만끽은 무슨 만끽이야 씨.. 이상한 말만 해대고...
아코 료타: ···
모노젠틀의 그 발언 이후 우리 15명 그리고 보건실에 있는 토마 씨 또한 모두는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난 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
반드시 탈출할 것이다.
다른 이와 협력하든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저 앞에 있는 악인을 물리치고서 여기 있는 모두와 함께.
라고 믿어왔던 나의 믿음은 절망의 가면을 쓴 누군가에 의해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
<프롤로그>
-完-
수많은 가면들의 가면무도회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절망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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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인원: 16명.